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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깨우기 명상 후기 - 315기 마음깨우기 명상 후기 | 영체마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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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깨우기 명상 후기


일반 315기 마음깨우기 명상 후기

산처럼 2019-06-25 02:16

  자운선가에 첫발을 내딛은 건 지난 구정이었지만 이번 315기 마음깨우기 명상에 다녀오고 나서야 이렇게 후기를 남기게 되네요.
 
  물론 첫번째 프로그램도 감동의 도가니였지만 마음 어딘가 후기를 남기기에 아쉬움이 있었어요. 당시 제 마음의 빗장을 아주 힘겹게 열고 그 안을 살짝 들여다 보았는데,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기척이 없었어요.
 
 정말 이 어둠 속에 누군가가 있는 걸까? 남의 말을 이렇게 쉽게 믿어도 되는 걸까? 온갖 잡생각에 흔들리다 문을 다시 닫으려 하던 찰나 어떤 소리를 들은 것 같았아요. 아주 조용히 숨죽여 자고 있는 누군가의 숨소리를.
 
 그렇게 4박 5일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약간의 허탈감을 안고 일상으로 복귀한 저는 또 그저 그렇게 삶을 살아가고 있었어요. 그러던 와중 제 내면의 아주 조용한 변화를 발견하게 되었어요.
 
 예전처럼 화에 뒤통수를 맞지 않게 되었고, 쉽게 놀라 자빠지지 않게 되었고, 힘든 일을 하는 속에서도 내면의 힘이 가득해지는 걸 느끼기도 했어요.
 
 정말 이상했어요. 그저 잠깐 마음의 문을 열어보기만 했을 뿐인데... 나는 어디서 도를 닦거나 뭔가 특별히 한 게 없는데, 
 
 그래서 가끔 시간이 나면 산에 올라가 제 마음에 집중해 보았어요. 길을 걸으면서도 마음을 느껴보려 했고, 햇살이 쏟아지는 벤치에 앉아 마음에 편지를 써 보기도 했어요.
 
 그렇게 몇 개월이 흐르게 되니 확신이 들었어요. 분명히 이 안에 누군가가 잠자고 있구나. 그래 이 참에 한 번 제대로 만나 보자. 결심했어요.  
 
 자운선가로 향하면서 마음을 벼르고 별렀어요. '이번에는 녀석의 귓방망이를 후려갈겨서라도 깨워보자'
 
 그 녀석을 만나서 인정만 하면 온 세상이 달라진다던데.
 
 
 정말 비장한 각오로 고운원에 도착했지만 역시 쫄보는 쫄보였어요. 
 
 그토록 사랑하는 담배를 무려 4일이나 참아야 했고, 극도로 민감한 신경 탓에 잠을 설쳐야 할 걸 생각하니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어요.
 
 그런데 이런 사소한 저항은 마음을 조금만 인정하면 쉽게 물러간다는 걸 알게 되어 겁나진 않았어요.
 
 확실히 두번째 참여하는 수행은 조금 더 편하게 임할 수 있었어요. 모든 걸 내려놓고 어린아이 마음으로 맡겨보겠다는 일념으로 프로그램에 착실히 임했어요.
 
 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, 즐거웠어요. 
 
 
 아, 맞다. 나는 여기 놀러 온 게 아닌데, 녀석을 깨우러 왔는데.
 
 "거기 누구 없어요?"
 
 수없이 불러보았지만 대꾸조차 없었어요.
 
 "거기 있는 거 다 아는데. 좀 나와 봐요."
 
 절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. 그래서 용기 내어 깊은 어둠 속으로 한 발 한 발 들어가 보았어요.
 
 너무 무서웠지만 눈을 질끔 감고 조금씩 조금씩 발을 밀어 넣어보았어요.
 
 분명히 무언가가 있었어요. 참 바보 같죠. 너무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는데, 눈을 질끔 감고 있는 꼴이라니.
 
 암튼 기어코 찾아낸 상대방에게 물었어요.
 
"당신인가요? 당신이 제가 그토록 찾던 미움인가요?"
 
"아니, 난 미움이 아니라 사랑이야. 너의 우주에는 사랑밖에 없어."
 
"그래요? 이상하다. 분명히 사랑이 아니라 미움이라고 했는데......"
 
"아니야, 세상 사람들이 다 널 속인거야. 그 교활한 인간들이 너를 가지고 노는 거야. 내 표정을 봐. 어떻게 나같은 사람을 미움이라고 할 수가 있니?"
 
"아, 그렇네요. 역시 제가 어리석었어요. 역시 저의 분신인 당신은 온통 사랑이군요."
 
"그래, 네가 날 알아주는구나. 그러니 이 문을 열고 나가 다시는 나를 찾지 말렴. 나를 믿어. 나는 온통 사랑이야. 너의 세계에는 미움이 없어."
 
그렇게 바깥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을 바라보고 나를 느끼는데 뭔가 이상했어요.
 
사랑을 만나고 온 내가 왜 이리 답답하지? 왜 뒷골이 땡기는 거지? 뭔가 이상해. 너무 이상해.
 
또 다시 칠흙같은 어둠을 뚫고 성큼성큼 걸어갔어요. 소리쳐 불렀어요.
 
"저기요, 저랑 얘기 좀 해요."
 
"당신이 미움이죠? 제가 바로 미움이죠?"
 
"아가야, 떼쓰지 말렴. 어리석고 불쌍하구나. 내가 이렇게 널 쓰다듬어주고 있잖니. 그런데 어떻게 미움일 수가 있어. 나는 너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한단다. 나는 절대 그 무엇도 미워하질 않아. 미움은 없단다."
 
 그렇게 또다시 밖으로 물러섰어요. 수없이 찾아가도 절대 미움을 만날 수 없었어요. 답답했어요. 미치도록 답답했어요.
 
 함께 수행에 참여한 누나가 그렇게 속상해하는 저를 보며 용기를 주었어요. 자신의 모든 걸 바쳐서 저를 위해 애쓰는 누나를 보니 물러설 수가 없었어요.
 
 또다시 녀석에게 찾아가 수없이 따지고 멱살을 잡았어요. 끝내 여러 마스터님과 혜라님의 도움으로 녀석의 독기 어린 눈빛을 보았어요.
 
 무서웠지만, 이 녀석의 항복을 받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.
 
 어느덧 3박 4일의 수행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고운원을 떠나야 했어요.
 
 녀석에게 '내가 바로 미움이다'라는 항복을 받지는 못했지만, 자운선가 모든 분들의 사랑과 응원으로 북받치는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되었어요.
 
 집으로 돌아오는 길에, 그동안 내가 온 우주를 향해 미움을 쓰면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금 이 순간도 참회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후기를 쓰고 있어요.
 
 사랑하는 혜라님, 그리고 누나, 그리고 지금까지 저를 살려온 온 우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.
 
 무엇보다 저를 살려주시겠다는 혜라님의 말씀, 너무나도 감사하고 진심으로 참 제자가 되어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다짐드리면서
 
 후기를 마칠까 합니다.